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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개와 늑대들의 정치학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
  • 저자함규진
  • 출판사추수밭
  • 출판년2018-06-15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0-11)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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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면 1: 1848년 21월 10일 프랑스

    프랑스인들은 루이 나폴레옹이 차선은 된다고 여겼다. 부르주아는 그가 좌파를 견제해주리라 기대했고 좌파 지식인들은 그의 개혁안에 매력을 느꼈다. 나폴레옹 향수에 사로잡힌 농민들과 새로움을 기대한 룸펜들도 그를 지지했다. 누군가는 ‘꼴통보수’ 카베냑만은 안 된다는 이유에서 그를 선택했다. 루이 나폴레옹은 모든 프랑스인들에게 갖가지 약속을 하며 대통령에 선출되었지만 모두를 배신했다. 그는 사조직을 통해 뒷공작을 진행했고 사회 안정을 이유로 다른 사상을 가진 이들을 추방했다. 그리고 국민투표를 거쳐 황제로 등극했다가, 스당 전투 이후 추방되었다.



    장면 2: 1933년 1월 30일 바이마르

    바이마르 공화국 사람들은 히틀러가 최선은 아니지만 최악만은 피했다고 여겼다. 그는 ‘흙수저 상이용사’임을 내세워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모든 독일인에게 온갖 약속을 했기에 그가 권력을 장악하자 자본가부터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진영에서 한꺼번에 환호성이 올라왔다. 히틀러는 내각제 수장이 되는 순간 비상사태법과 수권법 등을 잇달아 통과시키며 시민들을 배신했다. 그럼에도 압도적인 지지 속에 ‘퓌러’(총통)로 등극했고, 2차 세계대전 도중 자살했다.



    장면 3: 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87년 개헌’ 이후 최초의 과반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이었다. 그는 한국사상 가장 유명한 지도자로 꼽히는 아버지의 명성을 바탕으로 ‘강력한 지도자’ 향수를 느끼던 시민들에게 어필했다. 누군가는 ‘빨갱이만은 안 된다’는 생각에서 그를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당선 이후 헌정 사상 최악의 국정 농단으로 탄핵되었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최초로 파면되었다.

    칼 마르크스는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을 집필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헤겔은 역사가 반복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어야 했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나타난다고.”





    어제의 선택이 오늘의 역사를 만들었다

    미래의 역사가 바뀐 11가지 결정적 순간들



    ★왜 가장 진보적이라는 바이마르 공화국은 3년 만에 제3제국으로 변했을까?

    ★왜 독재자를 제거했음에도 로마 정치체는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었을까?

    ★왜 프랑스는 황제를 단두대에서 처형한 이후에 다시 황제를 불러들였을까?

    ★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공화당이 분열될 것을 알면서도 탈당을 선택했을까?

    ★왜 1987년 민주화의 기회를 맞아 한국인들은 군사 정권을 다시 선택했을까?





    더 낫게 선택하려 했던 역사에서 묻는다

    “선거는 과연 민주주의에 어울리는가?”



    다시 정치의 계절이다.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출판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신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도 그 흐름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상 주요 선거들을 나열하며 역전을 거듭하는 극적인 과정을 좇는 데에만 치중하지 않는다. 대신 저자인 함규진 서울교대 교수는 인류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순간을 조망하며 집요하게 한 가지 주제에 천착한다. 바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에서는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11가지 선거의 역사들을 통해 그날 ‘그들’이 왜 선택받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역사를 만들었는지를 파헤친다.



    선거는 인류가 품은 가장 극적인 욕망이다

    “내 바닥을 보기가 두렵다!” ‘정치’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상황에서 유명 인사들이 흔하게 꺼내는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고사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결국 정치판에 뛰어들어 시장통에서 사람들을 손을 붙잡고 ‘소중한 한 표’를 호소한다.

    정치란 한 인간의 욕망이 공적인 영역에서 수많은 욕망들에 의해 평가를 받는 과정이다. 이러한 현대 정치는 선거로 상징된다. 선거란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과 그 대중들의 요구, 곧 당대의 가장 거대한 욕망과 마주섬을 의미한다. 바닥을 드러내는 잔인한 과정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선거에 도전하는 까닭은 자신의 욕망을 시대에 투영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선거는 ‘인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가장 극적인 영역이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따라 나오는 ‘정치의 계절’이라는 표현은 새삼스럽기도 하다. 인류 역사는 언제나 정치의 계절이었고 선거의 연장이었기 때문이다.



    선거는 선택한 다음에야 알 수 있는 개와 늑대들의 시간이다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은 이러한 선거가 가진 특성을 바탕으로 인류 역사를 바꾼 선택의 순간들을 다룬 역사 평설이다. 프랑스 격언인 ‘개와 늑대의 시간heure entre chien et loup’은 빛과 어둠이 혼재되어 사방이 단풍처럼 물드는 시간, 저 멀리서 다가오는 털북숭이가 나를 반기는 개인지 나에게 달려드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힘든 황혼의 순간을 가리킨다. 우리는 멀리 고대 로마시대의 집정관 선거에서부터 가까이는 한국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욕망이 충돌하며 하나의 합의를 이끌어나갔던 다양한 역사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선거는 개와 늑대들의 시간과 같다는 것이다.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링컨의 별명은 후대가 만들어낸 ‘정직한 에이브’가 아니라 ‘찍돌이 링컨spotty Lincoln’이었다. 한편 힌덴부르크가 경계하며 지적했던 것처럼 히틀러는 지나칠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유일하게 시민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선거를 맞아 어떤 인물을 선택할지를 놓고 고민하지만 선출된 이가 링컨이 될지 히틀러가 될지, 아니면 공과 과가 반반으로 갈리는 마거릿 대처가 될지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도달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선거는 과연 민주주의에 어울리는 제도일까?”



    선거는 어쩌면 민주주의가 아닐지도 모른다

    인류가 집단을 이루고 계급이 생긴 이후, 통치체제가 민의를 의식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역사를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선거였다. 역사상 주요 사건들은 가장 극단적인 갈등 형태인 ‘전쟁’과 ‘선거’라는 두 축으로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선거를 민주주의에 어울리는 제도라고 여기는 까닭은 폭력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전쟁과는 다르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합의하는 과정 자체를 중요시여기는 선거의 전제에 주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선거제도가 민주주의라기보다는 오히려 과두정체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란 시민 모두가 평등하게 나랏일에 참여할 수 있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선거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보다 나은 사람’을 뽑는 선택이다. 이는 시민 누구나 동등하다는 전제에서 제비뽑기로 공직자를 선출하던 오래전 민주주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노예가 지배자를 고르는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선거는 11가지 교훈들을 찾을 수 있는 역사다

    이 책에서는 시간으로는 고대 로마부터 1987년 한국을 아우르고, 공간으로는 중동에서부터 아메리카까지 훑어 세계사적인 주요 선거글을 11가지로 정리했다. 그럼으로써 ‘노예들에게 선택받은’ 선량들만의 특별한 조건들을 찾았고, 어떻게 선택받았는지 극적인 승부의 과정을 추적해 맥락을 살폈다. 그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1. 독재자는 시민들이 직접 끌어내려야 한다

    쿠데타가 이어진 혼란기에 등장한 카이사르는 탁월한 수완으로 민중을 사로잡았고, 황제로 등극하기 직전 측근에게 암살당했다. 그러나 시민 스스로가 끌어내리는 형태가 아니라 소수에 의한 전복은 역설적으로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는 단초가 되었다.

    2. 열성적인 지지자는 정치인에게 그 어떤 적보다 치명적이다

    예언자의 사망 이후 후계자가 추대되는 과정에서 각각의 후보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광신자들로 변질되었다. 이들의 지지는 각자의 지도자를 응원하는 범위를 넘어 서로의 지도자를 암살하는 극단적인 형태로 치달았으며 그 갈등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3. 민주주의의 의의는 합의된 결과가 아니라 합의하는 과정에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 회의였던 쿠릴타이는 칭기즈칸 사후 권력자를 가리는 힘겨루기로 변했다. 그 과정에서 지도자들은 갈등을 봉합하는 데에만 급급해, 쿠릴타이의 목적이 결과를 합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합의하는 과정 자체에 있음을 망각하게 되었다.

    4. 보수의 가치는 원칙과 상식을 추구하는 행동에 있다

    윌리엄 피트는 영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오를 당시 휘그와 토리 양당 모두에게 불신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재임 내내 원칙과 상식을 추구했으며 정치신념에 대한 일관성을 지키고자 노력함으로써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했다.

    5. 시민들은 영웅을 참칭하는 정치가부터 배제해야 한다

    ‘나폴레옹 3세’ 루이 나폴레옹은 프랑스인들의 나폴레옹 향수를 자극하고 부르주아부터 룸펜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구미에 맞는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이 되었다. 이후 그는 대중성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민투표를 통해 독재자로 ‘간택’되었다.

    6. 권력은 라이벌로부터 진심을 얻고자 하는 의지다

    링컨은 이상론에 취해 갈등을 심화시키기보다는 국민을 대표하는 이로서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항상 염두에 뒀다. 그는 미국을 통합시키기 위해 정적들도 과감하게 중용했으며, 자신의 주장보다는 상대편의 논리에서 설득하고자 했다.

    7. 위대한 정치는 패배의 경험을 거름으로 삼는다

    우드로 윌슨은 라이벌인 루스벨트와 같은 박력도 없었으며 백인우월주의자라는 의혹도 받는다. 그럼에도 그는 세계무대에서 미국이 다른 열강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는 남북전쟁을 통해 패배자가 어떤 입장인지를 똑똑하게 알고 있었다.

    8. 결정을 타인에게 미루면 괴물이 선택된다

    전후 혼란기에 등장한 히틀러는 모든 국민에게 갖가지 약속을 남발한 다음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독일을 장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렇게 권력을 조금씩 양보 받은 히틀러는 독일을 장악한 다음 ‘민의를 대변’해 전쟁을 선언했고 소수자를 학살했다.

    9. 정치란 보이는 것이 전부인 유혹이다

    존 F. 케네디는 총격으로 요절함으로써 진보의 순교자로 기억되었다. 불필요한 냉전 대립이나 베트남전쟁 개입과 같은 실정은 아무도 떠올리지 않는다. 후대 정치인들은 그에 대한 과대평가를 보며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 “보이는 것이 정치의 전부다.”

    10. 정치인이라면 대중에게 ‘보통의 말’로 설득하라

    마거릿 대처가 비명문가, 비명문대, 비남성이라는 불리함 속에서도 보수당 당수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은 간결하면서 선명한 화법에 있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지만 훗날 고졸 출신이나 여성이 영국 총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던 공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11. 선거에는 승리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

    1987년 대선에서 김영삼과 김대중, 민주화 운동의 두 거목은 끝내 연대하는 데 실패했다. 각각에게는 결코 양보할 수 없었던 명분이 있었지만, 분열의 결과는 군사정권의 연장이었으며 나아가 삼당 합당이라는 막장으로 치달았다.



    선거는 시민들이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교양이다

    이렇게만 보면 선거의 역사야말로 아이러니의 역사이며, 기만의 역사다. 실제로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민주주의 피로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에서는 선거의 무용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매조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선거를 통해 역사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실제 역사에서도 ‘찍돌이 링컨’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에 살갗이 검은 사람들도 포함된다는 원칙이 세워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양김의 오판과 그에 따른 군부세력의 재집권 또한 그 과정에서 표출된 시민의 막대한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역사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의 본질은 소수의 정치적 입지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데 있다. 그러나 선거의 지향은 우수한 소수에게 다수의 권력을 대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다른 목소리 간의 합의를 하는 자체에 있다. 11가지 선거의 역사를 살펴보면 또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중들이 그 선택에 피로를 느끼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순간, 역사는 반드시 보복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선거에 대해 보다 많이 알아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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