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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을 이롭게 하는가

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을 이롭게 하는가
  • 저자우르스 빌만
  • 출판사심심
  • 출판년2017-10-11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2-05)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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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스트레스를 둘러싼 각종 오해를 파헤치려고 이 책을 썼다.

    나를 만난 연구자들은 왜 스트레스가 신체를 단련하고 면역계를 강화하며

    사고력을 높이는지 설명해주었다.

    스트레스는, 건강에 해로운 만성 스트레스까지 막아주는 최고의 무기였다.

    - 머리말 중에서



    “스트레스는 암은 부추길까, 혹은 예방할까”

    독일 과학 전문 기자가 찾아낸 스트레스의 매력과 효용



    2009년, 캘리포니아 스탠퍼드 대학교 정신병리학 실험실. 한 무리의 쥐들이 상자 속에서 바삐 움직이며 대기 중이다. 이번 실험은 신경면역학자이자 암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이곳 연구실의 피르다우스 다바르(Firdaus Dhabhar) 교수가 주도한다. 그는 스트레스가 건강의 적이 아니라 질병을 막아주는 효율적인 방어선이라고 믿으며, 스트레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애써온 선구적 연구자다. 실험의 목적은 분명하다. “스트레스가 암을 부추길까, 혹은 예방할까?”를 알아보기 위한 것.

    우선 60마리 쥐에게 짧게는 4주, 길게는 6주 동안 아홉 번에 걸쳐 강한 자외선을 쏘았다. 쥐들에게 자외선을 쏘는 시간은 10분이었다. 그 고문을 가하기 전에 그중 절반의 쥐, 즉 30마리의 쥐는 좁은 플렉시 유리관에 가둬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우리는 그동안 스트레스가 면역계 기능을 떨어뜨리고 위궤양을 일으키며 암을 유발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앗아간다는 것을 진실로 받아 들여왔다. 한마디로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으로 여겨온 것이다. 그러나 다바르 실험 결과는 여태까지 다른 스트레스 연구자들이 진실이라고 주장한 ‘스트레스 만병근원설’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외선을 쐰 거의 모든 쥐가 피부에 악성종양이 생겼다. 모두 피부암에 걸린 것이다. 하지만 유리관에 갇혀 운신이 자유롭지 않아 잔뜩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암 발생 시점이 훨씬 뒤였다. 발생한 종양의 숫자도 더 적었다. 즉 스트레스를 받은 쥐가 암에 훨씬 늦게 걸리고 덜 걸렸다다. 과학 전문지 〈뇌, 행동,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서 다바르는 그 이유가 “급성 스트레스가 유기체의 보호 메커니즘을 흔들어 깨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바르의 실험은 쥐와 유전자 구조가 99퍼센트 일치하는 인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현대인의 가장 큰 적’으로 생각해왔다. 그래서 되도록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인 오해가 오히려 우리의 삶을 망가뜨린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독일 유력 시사 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 과학 저널리스트 우르스 빌만(Urs Willmann)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을 이롭게 하는가(원제: Stress: Ein Ledensmittel, 심심 刊)》에서 스트레스가 오히려 ‘생활필수품이자 인생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원서의 부제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삶의 활력’이다. 스트레스가 우리 몸을 만들고 에너지를 제공하며, 몸의 생체 기능을 조절한다는 것. 저자는 스트레스 없는 삶은 불가능하며, 현대인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하고 적대시하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와 친해지고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무조건 푹 쉬고 일에서 벗어나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백해무익하다’ 등 스트레스를 둘러싼 각종 오해를 파헤친다.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저명한 심리학자와 정신의학자를 인터뷰하고, 생물학자와 뇌과학자부터 문화학자, 지질학자, 경제학자까지 ‘스트레스는 생활필수품이자 인생을 유쾌하게 만드는 선물’임을 증명할 다양한 전문가의 연구 결과를 종횡무진 끌어온다.





    인간의 진화와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스트레스 이야기

    “어머니 자연이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선사한 것은

    우리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돕기 위해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스트레스와 마주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엄마 뱃속에 있던 태아가 거친 세상에 나오는 것부터가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우리가 영원히 잠들기 전까지 계속 우리를 따라다닌다.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스트레스가 각종 병을 유발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인식되어 왔다.

    최근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 경험은 인간을 잡아먹던 맹수들이 사라진 까닭에 옛 조상들이나 들판을 달리는 짐승의 그것과는 다르다. 우리의 스트레스 단계는 주, 월, 년의 시간 단위에 맞춰 변하고 그 원인은 매우 복잡하다. 대개는 임박한 마감, 상사, 손님맞이 식사 준비처럼 구체적인 실체가 없다. 그러다 보니 ‘단기 스트레스’ 반응의 감각을 잃고 무작정 스트레스는 나쁘고 지속적으로 건강을 망가뜨린다는 기묘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떠나온 야생은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에게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성공의 역사를 이어온 스트레스 반응은 동식물을 가리지 않고 개체를 보호한다. 갑자기 활성화한 스트레스 시스템 덕에 영양은 냅다 달려 안전한 곳으로 피한다. 식용달팽이 에스카르고는 중금속 오염에 적응해 더 큰 면역력을 갖추었다. 애벌레가 식물을 공격하면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은 칼슘 이온을 이용해 서로 소통하면서 방안을 모색하고 저항력을 키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창조의 왕이라는 인간이,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문명을 일궈온 우리 인간이 신체 능력과 사고력을 높여주는 생물학적 도구인 ‘스트레스’를 마치 악마 대하듯 한다. 그 오해가 너무 깊다 보니 많은 현대인이 스트레스가 얼마나 저항력을 키워주는지 알지 못한다.



    앞서 살펴본 다바르의 연구실로 다시 돌아가보자. 암이 발생한 쥐의 숫자를 세는 것만으로는 증거가 빈약해 보인다고 생각한 다바르와 그의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외선의 해악이 왜 쥐마다 다르게 미쳤는지 그 이유를 추적했다. 정기 검진을 통해 쥐의 신체가 어떻게 면역력을 키워나가는지 살펴본 것이다. 추적 검사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집단의 혈액에 ‘경고 물질’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쥐들의 혈액에 염증을 억제하는 ‘인터류킨(Interleukin)’, 바이러스와 암세포를 막아내는 ‘인터페론(Interferon)’, 신체 내에서 적군과 싸우는 ‘케모카인(Chemokine)’이 다량 존재했다. 다바르는 이렇게 추측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집단에서는 암으로 변질된 세포가 보다 효율적으로 제거되었을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스트레스의 생명구조기능을 부인해온 기존 의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기에 충분했다.

    다바르 연구뿐 아니라 최근 뇌과학 연구들은 스트레스가 오히려 생체리듬과 활력을 위한 일종의 모터(motor)라는 점이 조금씩 밝혀내고 있다. 저자 또한 그것을 실제로 체험한 사람이었으며, 스트레스를 통해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경험들을 책에 풀어놓았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스트레스 연구자의 실험실을 찾아가 부하 능력의 한계치를 측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은 장면뿐 아니라 축구 스타, 곡예 비행 전문가, 영화감독, 설치미술가, 요리사, 헤비메탈 가수 등 스트레스를 활용해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도 빼곡하다. 엄청난 성과를 내는 리더들, 탁월한 의사들, 배우들, 그리고 금메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이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에너지의 원동력이며 긍정적인 변화로 이끄는 핵심 요소다.

    스트레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선사하는 이 책은 과학 저널리스트의 글답게 흥미로우면서도 지적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스트레스가 신체를 단련하고 면역계를 강화하며 사고력을 높이는지”를 어느새 깨닫게 된다. 또한 더 이상 스트레스에 지배당하지 않고, 충분히 ‘통제’하며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유익하고도 재미난 탐구



    * 단기 스트레스가 상처도 치유한다

    부상을 당하거나 수술을 받으면 인체는 백혈구를 징병해 사건 현장으로 파견한다. 즉, 단기 스트레스는 백혈구 숫자를 늘린다. 다바르는 〈국립 과학아카데미 의사록(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서 “단기 스트레스는 수술 중 혹은 감염 후의 면역 방어력을 높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질환, 가령 마른버짐, 관절염, 다발성경화증 등의 염증질환과 자가면역질환에도 스트레스가 효과가 있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예방주사를 접종하기 전 에르고미터(ergometer, 체력이나 작업 능력을 평가하는 측정 장치)에 올라 검사를 받거나 수학문제를 풀어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면역수치가 더 높았다. 다시 말해 예방 접종의 효과가 더 컸다.(19쪽)



    * 스트레스는 기억을 더 오래 유지시킨다

    인지 행동을 연구하는 보훔 대학교 인지심리학자 올리버 볼프(Oliver Wolf)는 뇌에 ‘부담을 줄 경우’우리의 기억이 더 오래 유지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편도체와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보의 종류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스트레스 유발 요인과의 관련성이 강해 특히 마음에 와 닿기에 그것을 잘 기억한다. 볼프의 말을 들어보자.

    “진화 과정에서 아마 그것이 득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정서적으로 중요한 것이 중립적인 것보다 더 의미가 있고 따라서 더 저장이 잘된다.”

    수많은 동물실험도 스트레스가 사고기관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스위스 로잔 공과대학교 신경생물학자 카르멘 샌디(Carmen Sandi)는 미로에 물을 담아 쥐를 빠뜨렸다. 그 미로를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은 플랫폼 한 군데밖에 없었다. 그런데 물의 온도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차가울수록 쥐들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 플랫폼으로 가는 길을 기억해냈다.(24쪽)



    * 스트레스는 우리를 보다 사회적인 존재로 만들어준다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심리학자 베르나데테 폰 다반스(Bernadette von Dawans)와 그 연구진은 서른네 명의 남성에게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나서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예상과 달리 남성들은 스트레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게임 전에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 비교그룹에 비해 훨씬 더 서로를 배려했다. 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다반스는 〈심리학(Psychological Science)〉에서 “남성들 역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결과로 사회적 접근 행동을 보인다”며 기존 이론을 반박했다.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혈액에 코르티솔이 넘치고 심박수가 높아질 경우 전형적인 ‘싸움 혹은 도주’ 행동 대신 서로를 보호하고 우정을 나누는 행동 방식을 보인다는 얘기다.(25쪽)



    * 꽉 막힌 도로에서 꼼짝 못할 때의 반응은 독사를 만났을 때의 반응과 동일하다

    조상들은 서로 싸우거나 사냥을 하거나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때 잠깐씩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번개 같은 반응으로 예상치 못한 힘을 발휘해 맹수를 물리치거나 도망쳤다. 반면 현대인은 싸우거나 도망치는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장기적인 부담에 시달린다. 그 유발 요인은 꽉 찬 스케줄, 동료들의 교묘한 따돌림,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원대한 야망, 어긋난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드물지만 우리에게 과거의 반응 패턴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바로 옆에서 폭죽이 터지거나 목장에 놀러갔다가 어미 소가 우리를 향해 달려오면, 우리의 이성은 왜 신체가 경보를 울리는지 곧바로 알아차린다.

    꽉 막힌 도로에서 꼼짝 못할 때도 우리는 같은 경험을 한다. 그 순간의 반응은 특이하게도 우리가 독사를 만났을 때의 반응과 동일하다. 허허벌판이 아니라 아스팔트 도로 위에 있고 에어백과 내비게이션을 갖춘 자동차에 먹을거리까지 싣고 기분 좋게 여행을 가는 길인데도 말이다. 그럴 때 우리는 브레이크를 밟으며 잠깐 동안 삶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뇌가 흥분하고 혈압이 치솟으며 심장이 벌렁벌렁하면서 온몸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넘쳐난다.(41쪽)



    * 프로 축구선수에게는 관중과 스트레스가 필요하다

    그날 사방엔 연기가 자욱했고 화염 방사기에서는 10미터 높이의 불꽃이 솟구쳤다. 그 와중에 한 무리의 남자들이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공격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그들을 빙 둘러싼 수만 명의 구경꾼은 고함을 지르며 법석을 떨었다. 화면만 보면 마치 전쟁이라도 터진 것 같았다.

    (…)

    사나운 한 무리의 남자들은 ‘올 블랙스’, 즉 뉴질랜드 국가대표 선수단이었다. 결전을 앞두고 그들이 선보인 시끄러운 춤은 하카 춤으로 그 유명한 마오리족의 출전 의식이었다. 뉴질랜드 선수들은 하카 춤으로 옛날 남태평양의 섬에서 그 춤을 춘 조상과 같은 목적을 노렸다. 그 목적이란 상대팀인 오스트레일리아 선수들을 위협하고 자기 팀의 사기를 진작해 기선을 제압하는 것을 말한다.

    (…)

    경기에서 강한 공격력을 발휘해야 하는 모든 스포츠 종목에는 흔히 이러한 경기 전 의식이 있다. 물론 우리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 싸움박질과 그리 다를 것 없는 럭비가 그중에서도 가장 거친 의식을 자랑하지만 말이다. 핸드볼, 축구, 아이스하키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둥글게 서서 결의를 다진 뒤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거나 주먹을 불끈 쥔다. 농구와 야구에서는 같은 팀끼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원반던지기나 공 던지기 같은 개별 종목 선수는 서로를 향해 으르렁댄다. 권투 경기장에선 선수들이 입장할 때 록 음악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그 목적은 모두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데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힘을 키워줄 뿐 아니라 집중력을 강화하고 감각을 깨우며 반응 속도를 높인다.(53~54쪽)



    * 임신성 건망증은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근거다

    스트레스는 배려심이 많은 우리의 파트너다. 스트레스는 더 중요한 일을 위해 기억에 과감하게 구멍을 내도록 우리를 독려한다. 이 놀라운 호르몬의 작용은 출산 직전의 임신부와 수유기 여성에게도 나타난다. 이 시기에 여성들은 계속해서 약속을 잊고 열쇠와 휴대전화와 지갑을 찾아 헤매며, 평소에 절대로 하지 않던 실수를 연발한다. 이를 흔히 ‘임신성 치매’라고 하는데, 이 말은 해당 여성의 뇌가 퇴화한다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그건 오해다.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억력은 결코 퇴화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여성의 뇌가 효율적인 사고 작업을 할 줄 안다는 증거다.

    1993년 브리스틀 대학교의 연구 결과를 보면 말기 임신부의 81퍼센트에게 기억력 감퇴 증상이 나타났다. 그들은 방금 전에 배운 단어를 비교 그룹에 비해 잘 암기하지 못했다. 2007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두 심리학자도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줄리 헨리(Julie Henry)와 피터 랜들(Peter Rendell)은 말기 임신부와 출산 직후의 여성들에게 복잡한 문제를 풀게 하는 실험으로 사고력 저하를 확인했다. 여성들은 단기적으로 배운 내용을 암기하는 능력이 떨어졌고 특히 숫자 계산을 힘들어했다. 미래의 일정을 기억하는 미래 계획 기억 역시 절반밖에 작동하지 않았다.

    출산이 임박하면 코르티솔은 위급 상황에 처했을 때처럼 여성의 시야를 좁힌다. 사실 곧 닥칠 출산이야말로 인생 최대의 도전이 아닌가. 수학문제 풀기나 단어 외우기, 미용실 예약 따위가 뭐 그리 대수겠는가. 라이프치히 대학병원의 아네테 케르스팅(Anette Kersting)은 이렇게 요약한다.

    “주의력이 아기에게로 향한다. 그래서 덜 중요한 다른 일은 시야에서 사라진다.”(156~157쪽)



    * 일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아니다

    우리 시대가 주장하는 신화는 이렇다.

    “일이 많고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질병의 위험이 높다.”

    주변에 끝없는 스케줄, 빠듯한 시간,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 건강하지 못한 직장생활에 시달리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할 일이 더 많은 사람은 병에 걸릴 위험도 더 높을까? 통계 수치는 정반대의 얘기를 한다.

    독일의 공공 의료보험조합 중 하나인 데아카(DAK)의 2014년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심각한 만성 스트레스를 앓는 사람은 일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만성 스트레스가 가장 심각한 사람은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할 일이 없는 사람, 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실업자가 경영자보다 훨씬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일하는 사람 중에서는 교육을 많이 받은 전문직이 비전문직보다 스트레스가 낮았다. 일의 양이 병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정말로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열악한 환경, 낮은 직급, 부족한 교육, 상사의 피드백 부재다.(233~234쪽)





    심심 브랜드 야기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인간이 해온 거의 대부분의 일을 기계가 할 수 있는 시대. 언론은 앞 다투어 ‘미래에 없어질 직업’을 조사해 기사를 내놓습니다. 예술은 기계들에게 지배당하는 디스토피아를 예측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계가 정복하지 못할 인간의 어떤 영역이 있지 않을까요?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기계를 기계라 말하고, 인간을 인간이라 말할 수 있는 인간만의 무기가 있지 않을까요? 뇌 과학자도, 미래 예측가도, 역사학자도, 그 정체를 ‘마음’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심심은 알면 알수록 새로운 인간의 ‘마음’을 다룬 책을 펴내는 푸른숲의 심리 전문 출판 브랜드입니다. ‘마음과 마음’, ‘깊은 마음’을 뜻하는 심심은 심리학이라는 거대한 나무를 구성할 책을 고릅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을 이롭게 하는가》는 2016년 11월 출간한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와 2017년 6월 출간한 《망각의 기술》 이후 심심이 내놓은 세 번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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