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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응답하지 않는 세상을 만나면, 멜랑콜리

응답하지 않는 세상을 만나면, 멜랑콜리
  • 저자이연식
  • 출판사이봄
  • 출판년2013-11-12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4-12-1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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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만나면,

    멜랑콜리

    예술가는 도망치지 않는다, 그린다



    “예술가들은 우리가 피하려는 감정을 예술로 정면 돌파한다. 우리가 그들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는 이유다.”



    멜랑콜리는 징후다




    누구나 멜랑콜리를 느낀다. 하지만 멜랑콜리는 반갑지 않다. 누구라도 홀로 감내하기란 힘에 부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멜랑콜리는 한 개인의 기질 또는 사치스러운 감정으로 치부되어버리곤 하여, 멜랑콜리한 감정에 자주 젖어드는 이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받기도 한다. 멜랑콜리에 시달리는 이들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여겨져 점차 소외되어 가고, 우리는 문득문득 찾아오는 멜랑콜리를 애써 외면한다. 그런데 거듭 찾아오는 멜랑콜리는 피할 수 있는 것이던가?



    “멜랑콜리는 삶과 세계의 불확실함에 대한 감정이다. 응답하지 않는 세상과의 불화, 좌절, 대답 없는 세계 앞에서 느끼는 절망에 기인한 우울함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멜랑콜리는 세상이 녹록지 않음을 절감할 때 느끼는 좌절감과 패배감이라고 한다. 세상은 흔쾌히 길을 열어보여 주지 않으며, 따라서 세상과 조우하며 균형을 찾고자 애쓰는 이는 멜랑콜리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멜랑콜리는 우울감에 빠지게 하는 기질이나 원인이 아니라 세상을 감내하며 나타나는 징후이다. 멜랑콜리를 느끼는 이들이 어쩔 수 없이 떠안게 되는 패배의식과 소외감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은이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미술사를 연구한 시간만큼 화가를 꿈꾸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서양미술을 공부하며 그림을 그렸던 지은이 이연식은 작업 도중 문득 찾아오는 슬럼프와 멜랑콜리한 감수성이 예술가만이 획득할 수 있는 창조성의 원천이 아니라는 점,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감수성이라는 점을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미술사학으로 방향을 바꾼 뒤에는 자연스럽게 화가들의 화폭에 담긴 멜랑콜리가 다른 미술사가보다 더 눈에 더 띄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멜랑콜리가 예술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사회적으로 자연스러운 감수성임을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다. 불황을 외면한다고 하여, 예전과 같은 호황이 오는 것이 아니듯, 다가오는 감정 가운데 좋은 것만 선택해 그것만이 나의 것이라는 오만에서 벗어날 것을 권하는 책이다. 예술가들이 멜랑콜리를 대면하여 아름다운 작품을 우리에게 남긴 것처럼 말이다.





    예술가들은 멜랑콜리를 피하지 않았다



    멜랑콜리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의 일종으로 우울 또는 비애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멜랑콜리는 단지 ‘우울한 감정’만은 아니다. 멜랑콜리는 한때 낭만주의의 해석에 따라 창조성의 원천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정신의학 분야에서 ‘울병’ 등으로 그 의미가 한정되어 사용되기도 하였다.

    한편 20세기의 대표적인 문화이론가 수전 손택은, 멜랑콜리에서 매력을 뺀 것이 우울증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다시 말해 우울에 매력이 더해져야 비로소 ‘멜랑콜리’라고 이야기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특별히 일곱 명의 화가에 집중했다. 일곱 화가의 화폭 속에는 명확하게 우울해보이는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우선 우리가 천재라 일컫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이 온전하게 남은 것이 별로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화가로서 동시대에 활동한 미켈란젤로와 달리 이렇다 할 작품을 몇 개 남기지 않은 다 빈치는 사실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한 화가였다. 그 고민의 흔적인 드로잉에 그의 멜랑콜리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농민화가로 알려진 피터르 브뢰헬의 그림에는 어떤 멜랑콜리가 있을까.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다>가 대표적이다. 일견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맹인들의 행렬 속엔 눈 먼 자가 눈 먼 자를 이끌어 도랑에 빠트리는 잔인한 세상사가 있다. 삶에서 유독 잔인함이 보였던 브뢰헬은, 그것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멜랑콜리와 대면한 화가로 꼽혔다.

    에드가 드가는 가장 전형적인 멜랑콜리커로 등장한다. 인상주의 화가이면서 자연풍광에는 관심이 없었던 화가, 야외에 나가 그림 그리는 것을 끝내 이해하지 않고 스튜디오에서 야외 그림을 완성했던 화가, 결국 세상 사람들의 오해 속에 남겨진 화가, 드가는 오히려 초연한 모습을 보인다. 말년의 자화상을 보면, 그는 이미 멜랑콜리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외로움으로 평생 상상의 세계를 꿈꾸었던 오딜롱 르동의 그림은 그 자체가 멜랑콜리하다. 지은이는 그의 그림이 우울하고 조용해 보이는 이유를 르동의 어린 시절에서 찾는다.

    젊은 시절 목사가 되고자 했던 고흐는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끊임없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지키고자 한 것을 지키지 못했고, 사랑받고자 했으나 사랑받지 못했다. 에드가 드가가 세련된 멜랑콜리커의 전형이라면, 고흐는 우리가 생각하는 멜랑콜리한 예술가의 전형이다. 그가 지켜내지 못한 것은 창녀 시엔이며, 그가 이루지 못한 꿈은 고갱과의 협업이었다.

    늦은 밤 잠들지 못하는 도시인들의 멜랑콜리에도 주목한다. 밤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살펴본다. 20세기 화가 호퍼의 밤에는 19세기 화가들이 그린 밤과 달리 ‘향락’ 대신 ‘외로움과 멜랑콜리’가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현대인이 직면한 가장 큰 멜랑콜리인 재난을 앤디 워홀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앤디 워홀은 몇 번의 사고를 겪었으나 그를 모두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겨룬 결과물이고, 그의 재난 시리즈는 여배우 시리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멜랑콜리 속 매력은 거친 풍광과도 같은 세상에서 도망치지 않으며 자신의 인생을 오롯이 감내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삶과 그림에 공감하는 우리 안의 열정이다. 예술가들은 결코 도망치지 않는다, 그려낸다.



    01 멜랑콜리를 말하다

    멜랑콜리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이유를 우리는 잘 알 수 없다. 멜랑콜리는 알 수 없는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세상으로부터 오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삶과 세계의 이러한 불확실함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존재인 예술가를 통해 멜랑콜리를 말한다.



    02 응답하지 않는 세상, 뒷모습을 그린다

    화가들은 종종 인물의 뒷모습을 그린다. 그림 속 뒷모습은 응답하지 않는 불가해한 세상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대자연 속 인간의 보잘것없음, 대도시에 갇힌 허망함 등을 상기시킨다. 그렇다면 화가들이 자신의 뒷모습을 그린 이유는 무엇일까?



    03 일곱 개의 멜랑콜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멜랑콜리: 끝없는 완벽주의

    다 빈치는 ‘작업을 완성하지 못하는 예술가’라고 불릴 만큼, 그의 작품에는 미완성품이 많았다. 하지만 그러한 오명 때문에 그가 겪어야 했던 고뇌는 그가 작품의 완벽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한 실험들의 결과였다. 그는 고뇌에 시달린 패배자였을까, 아니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은 천재였을까.





    피터르 브뢰헬의 멜랑콜리: 운명을 응시하는 눈

    브뢰헬은 세상의 부조리를 말없이 응시하며, 잔혹한 세상을 괴로워했다. 그의 괴로움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연민 때문이었다. 그는 이 세상의 다음 순간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에드가 드가의 멜랑콜리: 오해과 고독

    드가는 성질이 고약했고 여성혐오주의자라는 오해를 받았지만 그는 신랄한 재담가였고, 여성들에게 정중하게 대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남은 그는 살아생전은 물론 지금까지도 고독하다.



    오딜롱 르동의 멜랑콜리: 외로움

    쟁반 위에 놓인 목은 고요하고 몸통이 없는 머리에는 날개가 달렸다. 신비로운 외눈이 하늘을 떠다니는 르동의 그림에는 꿈의 세계에 속한 존재가 출몰한다. 현실 저편의 존재들이 담긴 그림은 어린 시절 외로움을 달랬던 그의 공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멜랑콜리: 그녀-시엔

    자신의 귀를 자른 화가, 고흐. 쉽지 않았던 그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듯한 그림에는 얼굴을 가리고 앉아 괴로워하고 있는 한 노인이 있다. 그리고 그 노인의 모습을 닮은 여인의 그림이 있다. 그림 속 여인은 고흐를 계속해서 따라다닌 슬픔의 망령, 그녀-시엔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멜랑콜리: 도시의 밤

    길모퉁이 레스토랑에서 밤을 새우는 사람들, 밤에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두 남녀, 밤이 지나고 홀로 아침을 맞는 여성. 호퍼의 그림 속 인물들은 고독해 보인다. 그런데 왜 호퍼의 그림에는 소위 ‘밤의 세계’의 질펀한 향락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앤디 워홀의 멜랑콜리: 우연한 재난

    워홀은 죽음과 재난의 순간을 담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닥쳐올 순간들에 대한 불안과 강박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했던 그는 마치 재난과 같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



    04 피할 수 없는 운명, 죽음을 그린다

    큰 낫을 든 죽음의 사자, 사신이 등장하여 산 사람을 낚아채는 모습은 중세 이래 서구 미술의 단골손님이었고, 종종 화가는 자신을 찾아온 죽음을 그렸다. 자신의 죽음에 대한 생각은 황홀할 만큼 감미롭고, 화가는 죽음까지 그려낼 수 있는 특권을 만끽한다.



    05 멜랑콜리 신화, 자살을 말하다

    예술가의 자살은 예술가에 대한 신화를 완성한다. 만약 고흐가 자살했다고 알려지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이처럼 그를 사랑했을까? 예술가는 어쩌면 순교자라는 타이틀이 필요한지도 모르지만, 이것에는 죽음과 파멸이 뒤따른다. 하지만 예술가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세상은 죄책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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