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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real 영국은 주말에 오픈한다

real 영국은 주말에 오픈한다
  • 저자문호경
  • 출판사이봄
  • 출판년2013-11-12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4-12-1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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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의 신비주의 전략에 맞서는 오픈 스튜디오



    예술은 어렵지 않았다. 중세시대 성당의 조각과 제단의 그림들은 문자를 모르는 농민들을 위한 장치였고, 르네상스 미술은 종교라는 주문자를 통해 소비되었으며, 현대미술이 발아하기 시작한 19세기 인상파 미술에도 화상과 컬렉터는 존재했다. 예술은 현대미술이 이론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기 전까지 언제나 소비자들을 위해 제작되었다.

    지금은 미술관에서 작품이 뿜어내는 아우라에 경외감을 품고, 예술을 교양으로서 읽으며 이해하려 노력하거나, 예술을 몰라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미술관에 가지 않는다. 신비주의 전략은 팬심을 탄탄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초기 확장에 실패하면 다수의 팬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예술을 어려워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예술을 이제 와서 애써 알려하지 않는다.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미술 시장은 크게 흔들리는 것 같지 않다. 미술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말은, 그간 몰린 일반 투자자들에게 그렇다는 말이다.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소수의 예술. 우리는 영영 예술을 즐길 수 없는 것일까. 밖에는 내 입맛에 잘 맞는 놀거리가 있는데, 굳이 내 욕구에는 관심도 없는 예술을 찾아서 즐길 필요가 있을까?

    있다. 즐길 필요가 있고, 즐길 방법도 있다.

    내 입맛에 맞는 세상의 놀거리가 정말 ‘나의 입맛’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내 입맛은 내가 찾아야 제 맛이다. 예술이 어디, 캔버스에만 존재하던가. 집안의 가구, 액자, 화병, 그릇을 통해서도 예술적인 욕구는 발아할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잘 팔린다, 세계인의 선택이었다...가 나의 취향을 대변할 수는 없다. 예술은 당신의 취향, 즉 당신이 ‘당신’을 찾는데 최고의 조력자가 되어줄 수 있다.

    반복적인 소비를 통해서도 텅 빈 마음을 채울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예술은 든든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영국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업실을 오픈했다. 그곳에 가보자.





    예술가가 달라졌어요, 대중들도 바뀌고 있어요, 도시도 좋아졌어요!



    영국의 오픈 스튜디오는 1970년대에 소수의 미술가들이 개별적으로 자신들의 작업실을 개방한 것에서 출발하여, 1990년대부터 점차 작가들 사이에서 창작활동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아트 트레일'(Art Trail) 또는 '아트 위크'(Art Week)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현재 런던이나 브라이튼과 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작은 마을까지 영국 전역에 걸쳐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해당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작업실이나 집을 공개하는 형식이다. 회화, 조각, 판화, 사진, 영상, 설치, 도자, 유리, 자수, 가구, 일러스트,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시각예술을 접할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는 주로 주말에 개최되는데, 이 기간 동안 한 명의 미술가가 자신의 작업실이나 집을 개방하기도 하지만 종종 한 공간에 여러 명의 작가들이 일시적으로 함께 모여 작업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술가들은 작품 전시 외에도 일반인들이 작품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하고, 지역에 소재하는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들은 오픈 스튜디오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 쇼케이스 전시를 마련하거나 오픈 스튜디오 일정에 맞춰 특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한다.

    미술가들에게 오픈 스튜디오는 그동안 본인이 어떤 작업을 해왔는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계기이자 대중으로부터 자신의 작품에 대한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된다. 이것은 미술가의 이력과도 연결되는데, 오픈 스튜디오를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어떤 이는 아마추어에서 전업 작가로 전향하거나 단절되었던 미술가로서의 경력을 다시 시작하기도 하고, 큐레이터와 같은 미술 관계자와의 만남을 통해 전시회나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도 한다.

    예술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는 미술가뿐만 아니라 대중에게서도 나타난다. 사람들은 이제 미술가의 작업실을 박물관으로 개조된 이후에나 찾아갈 수 있는 외딴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미술가를 만나고 그들의 작품에 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소로 여기고 있다. 이는 적극적 미술 향유로 이어진다. 오픈 스튜디오 기간 동안 대중은 다양한 종류의 시각예술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고, 작가에게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보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자신의 취향과 안목에 맞는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다. 비록 지금 당장 구입하지는 않더라도 마음에 드는 미술가를 기억하고 그 작가의 작업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나아가 지역민의 경우 오픈 스튜디오를 찾아다니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데, 이는 같은 동네 사는 미술가들의 집이나 작업실을 단순히 구경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지역공동체에 대한 감수성으로 발전하면서, 도시의 변화를 이끌기도 한다.





    영국 여행을 준비중인 사람들도, 이 책과 함께



    이 책은 현재 영국 예술계에서 뜨고 있는 현상, 오픈 스튜디오에 주목한 첫 번째 책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교양 분야, 소수에게는 향유의 대상으로만 인식되는 예술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음을 보여준다. 요즘 현대인들은 디자인 물품을 통해 예술을 향유한다. 어느 정도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조금만 무리하면 언제든지 구입이 가능한 디자이너 가구와 조명, 패브릭, 생활자기 등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내 집에 보기에 아름다운 물건이 있는 게 아니라, 내 삶이 숨 쉰다면 어떨까? 오픈 스튜디오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작품이 있다. 책상 위에, 테이블 위에, 그럴 듯한 디자인 상품이 아니라, 우리 옆집에 사는 예술가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영혼을 담아 만든 작품이 놓인다면 말이다. 그때마다 그 예술가가 궁금해지고, 그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오르고, 다른 예술가를 만나러 가고 싶어 주말이 기다려진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풍성해질까?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는 예술 활동이다. 우선 영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픈 스튜디오 10곳을 다녀온 이 책과 함께 해보자. 예술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이 책은 유용할 것이다. 여행을 통해 이루고 싶은 로망인 현지인의 집 구경하기, 그들과 이야기 나누기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현장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유럽 미술관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영국의 현대미술을 그들의 집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여행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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